공방나즌

3D프린터로 틸란드시아 카풋메두사 거치대 만들기

나즌 2021. 4. 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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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방나즌입니다.

틸란드시아 카풋메두사

작년 10월쯤 틸란드시아의 일종인 카풋메두사라는 식물을 집에 들였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배 꼬인 이파리가 메두사의 머리같이 생긴 틸란드시아 속의 식물입니다. 틸란드시아, 혹은 틸란시아는 중남미의 사막지대가 원산지인 식물입니다. 얼핏 보면 몸집이 통통한 게 선인장 같기도 한 식물이죠. 틸란드시아는 대표적인 착생식물로, 나무나 바위 등에 달라붙어 사는 식물입니다. 이들의 뿌리는 오직 어딘가에 매달리기만을 위한 것이라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을 하지는 않습니다. 즉, 흙에 심지 않고도 자랄 수 있는 식물입니다. 물은 뿌리가 아니라 온몸에 나있는 하얀 털, 트리콤으로 흡수합니다. 그래서 틸란드시아 종은 보통 받아놓은 물에 1-2시간 담가놓거나 자주 물을 분무해주면서 수분공급을 해주는데요. 이때 물에 담가놓고 나서 줄기가 모이는 부분에 물이 고여 있지 않도록 잘 털어주고 말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인 물에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해 썩게 되기 때문입니다.

진정 메두사의 머리같음

트리콤은 중남미 사막의 강한 햇빛으로부터 타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도 합니다. 흙이 필요 없다는 이유 때문에 틸란드시아 속의 식물들은 보통 그릇에 올려두거나, 어디에 걸어 놓거나, 거치대에 올려놓고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여태까지는 그냥 책상 위에 올려두고 키웠습니다. 공예용 철사로 꼭 그루트의 몸통 같은 거치대를 만들어주겠노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저희 집에 온지 반 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싱기버스(Thingiverse)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너무 귀여운 화분들을 (물론 흙없이 몸통만 누일 곳입니다.) 카풋메두사의 새 집으로 프린트 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고른 것은 포켓몬스터 뚜벅초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베이비 그루트입니다.

베이비 그루트) https://www.thingiverse.com/thing:2610529

뚜벅초) http://www.thingiverse.com/thing:1112783

뚜벅초 거치대 프린트

적당한 사이즈의 공간이 있어 제 카풋메두사를 올려두기에 좋은 모델링 파일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했습니다. 먼저 간단하고 귀여운 뚜벅초를 프린트 해봤습니다. 해당 모델링파일은 몸체와 다리, 발 세가지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 조립하는 방식입니다. 발과 다리 부품은 조립 전에 촬영해두지 않았지만 싱기버스 사이트에 있는 내용을 참고하시면 간단하게 끼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아실 거에요. 하지만 단단하게 고정되는 조립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UHU라는 접착제로 고정시켜줬습니다.

험상궂은 뚜벅초..

어쩐 일인지 얼굴에 흉터가 난 듯이 프린트 퀄리티가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형태가 나왔다는데 의미를 두기로 했습니다. 저는 아직 초보니까요.

내가 이러려고 3D프린터를 샀나

완성된 뚜벅초에 카풋메두사를 올려두니 몹시 흡족해 “내가 이러려고 3D프린터를 샀구나”싶었습니다. 하하

 

베이비 그루트 거치대 프린트

서포트때문에 뭔가 무서움..

다음은 베이비 그루트입니다. 해당 모델링파일은 싱기버스 All-time Popular 모델링중 하나인 아주 유명한 모델입니다. 그루트의 머리에 공간이 만들어져있어 선인장이나 작은 이끼를 키우는 분들을 본 것 같습니다. 제가 프린터를 사고 프린팅 해본 것 중 가장 디테일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 출력물이었습니다. 형태가 복잡하다보니 서포트의 도움을 받아야할 것 같아서 큐라 슬라이서로 서포트 설정을 해주고 G코드파일로 변환했습니다. 킹룬 KP3s를 살 때 동봉되어 온 미니 니퍼로 서포터들을 제거했는데, 생각보다 꽤 시간이 걸렸고 접합부가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9시간 정도 출력한 것 같은데요. 밤새 프린트를 하고 카풋메두사를 올려두니 또 역시, 몹시 흡족했습니다.

아이엠..그루트...

 

하지만 며칠 뒤,

미안해.. 잘가..

물을 주고 충분히 건조되지 않은 상태로 그루트 머리에 담아놓았다가 썩은 부분이 생겨 가지를 조금 쳐내야 했습니다. 아무리도 움푹 파인 용기의 형태이다 보니 통풍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통풍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틸란드시아에 기능적으로 적합한 거치대를 직접 모델링 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에는 오늘 출력물들에서 사용된 서포트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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